2015년 4월 6일 월요일
차의 시간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차를 마시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들이 "평생 동안 매일 다른 차를 마셔도 죽을 때까지 모두 마셔볼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차의 세계는 다양하고도 넓다. 카페가 대세를 이루는 홍대앞이지만 '차'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 많아졌다. 몸과 마음을 맑게 하고, 입안에 향긋함을 남기는 차의 세계로 떠나보자.
녹, 백, 황, 홍. 서로 다른 색깔과 맛을 지닌 차들
차는 찻잎의 형태, 산지, 품종, 체적시기, 건조방법, 가공방법 등에 따라 여러 기준으로 분류하지만, 대개 가공방법에 의해 분류하는 6가지 형태가 가장 일반화된 분류다.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가 그것으로 발효 정도에 따라 다른 색깔이 나타나게 되기 때문이다.
녹차는 생엽에 높은 열을 가하거나 증기로 쪄서 폴리페놀의 산화를 막기 때문에 선명한 녹색을 띠는 게 특징.
투명한 푸른 찻물과 싱그럽고 깔끔한 맛을 보인다. 중국의 차 생산량의 70%가 녹차다. 우리나라에서도 우전과 세작 등의 녹차가 나온다.
백차는 중국 특유의 차로, 찻잎에 흰털(백호)이 나 있어 백차라 부른다. 백호 차나무 싹과 잎을 널어 햇빛이나 열풍에 건조시킨다. 가공을 적게 하기 때문에 그 맛이 단아하고 순수한 것이 특징이다.
황차는 녹차를 종이나 천으로 싸서 습도와 온도에 의해 약하게 발효시키는 방법을 택한다. 약발효 효과로 색이 황색을 띤다. 녹차 특유의 떫은 맛이 줄어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청차는 흔히 우롱차라고도 부르는데 녹차와 홍차와는 그 제조과정이 다르며 그 과정도 복잡하다. 가공 후 찻잎의 색이 청갈색을 띠기에 청차라 부르며 부드러운 꽃향기와 달콤한 과일향이 난다는 것이 특징. 찻잎을 바구니에 넣고 흔들어 찻잎의 세포막을 파괴하는 과정 중에 독특한 색과 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복건성과 광동성, 대만에서 주로 생산된다. 향기의 종류가 100여 가지가 넘는다는 봉황단총,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가 극찬했다는 동방미인 등이 유명하다.
널리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홍차는 찻잎을 완전 발효시킨 후 건조한다. 발효하면서 찻잎은 붉은색을 띠고 과일향도 진해진다. 세계 3대 홍차로는 중국 안휘성의 기문 홍차와 인도의 다질링, 스리랑카의 우바가 꼽힌다.
흑차는 미생물에 의해 발효를 진행하게 되는 후발효차다. 차를 일차적으로 가공해 다시 퇴적하는 등의 방법으로 2차 가공을 해서 차에 미생물이 발생하도록 한다. 자연 상태에서 천천히 발효된 것이 품질이 좋고 시간이 갈수록 그 맛과 향이 더 좋아지기 때문에 가격도 비싸진다. 중국의 호남, 사천, 운남 등에서 주로 생산되며 색은 남색과 검은 빛깔로 그 향과 맛은 순하고 부드럽고 발효의 특징상 오래될수록 맛이 깊어진다. 보이차는 흑차에 해당한다.
왜 차는 마시면 무병장수한다고 할까?
대표적인 녹차 산지인 일본 시즈오카현의 암 사망률은 전국 평균에 비해 매우 낮은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녹차를 많이 소비하기 때문이다. 스즈오카대학 오구니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지역의 위암 사망률은 다른 지역의 1/5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 차는 치아 표면에 불소 코팅 효과를 주며, 카테킨 성분이 치석이 생기는 걸 억제해 충치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비타민 E의 200배, 비타민 C의 10배에 해당하는 강력한 항산화성분인 카테킨은 노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보이차는 몸을 덥게 하고, 지방분해와 콜레스테롤 감소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차와 홍차는 70~80℃, 발효차는 끓인 물로 우린다
차를 마실 때는 발효하지 않은 차에서 발효차 순으로 마시는 게 좋다. 차 구매를 위한 시음을 할 때는 원래의 맛을 느낄 수 있게 백자개완을 쓰는 게 좋고, 자사호(자줏빛 진흙으로 구운 항아리 주전자) 특유의 향이 배어나길 원하면 자사호에 우린다. 그러나 굳이 자사호를 고집할 필요없이 유리다관을 써도 괜찮다.
녹차와 홍차는 70~80℃에서 우려야 제 맛이 난다. 즉 끓인 후 조금 식혀 우린다. 이 온도보다 낮으면 제대로 우러나지 않고 높으면 떫은맛이 강해진다. 그러나 보이차는 발효차이므로 끓는 물에 우려도 된다. 즉 끓는 물을 바로 붓거나 보리차처럼 끓이며 먹어도 나쁘지 않다.
차를 우리는 요령도 어렵지 않다. 빈 찻주전자에 끓는 물을 붓고 헹궈 주전자를 데우고, 그 물로 찻잔도 헹궈 데워둔다. 주전자에 찻잎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붓고 바로 버린다. 찻잎에 묻어 있는 먼지를 씻는 과정이다. 촉촉해진 찻잎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처음 우릴 때는 10~20초로 짧게 하고 두 번째 우릴 때는 30초, 이런 식으로 점점 시간을 늘려가며 농도를 맞춘다.
보이차를 보관하는 방법
보이차는 살아 있는 생명이다. 숨을 쉴 수 있게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어야 한다. 밀봉하거나 냉장고의 냉동실 보관은 절대 금물. 보이차의 성격상 주변 냄새를 그대로 흡수하기 때문이다. 오래 두고 마시려면 죽순잎에 쌓여진 채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며, 바로 마실 차는 도기나 차 전용 철깡통에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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